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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경상

[포항거닐기] 구룡포와 청보리밭

[구룡포 가는길]

포스코를 지나, 오천을 지나, 공항을 지나, 구불구불 시골길을 달려간다. 차로 가려면 포항 어디든 호미곶으로 향하는 이정표 만큼은 잘 되어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버스로 가려면 포항시외버스터미널에서 길 건너지 않고 200번 혹은 200-1번 좌석을 타는데 밀리지 않는 시간이면 30분 정도를 간다. 호미곶이 있는 대보면까지는 구룡포에서 다시 번호 없는 버스를 타야한다. 단, 버스가 한 시간 반에 한 대 꼴로 있으니 타지에서 오는 뚜벅이들에게는 좀 힘든 코스다. 그나마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처음이라면 시간표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포항시청 > 문화관광 > 교통정보 > 외곽지 노선시간표 > 대보해맞이공원

ⓒkay kimMay 1st, 2007 @ 포항, 구룡포



[3월의 호미곶]

포항 호미곶의 '상생의 손'이 포항의 LandMark처럼 되어 버린지 오래거늘,
상생의 손이라는 그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에 구룡포를 방문했던 날도 대구에서 택시타고 이곳까지 찾아 온 사람들이 차를 세우고는 "아가씨, 요고 볼라므 오데로 가요?"하며 손바닥을 요로케(사진마냥) 들어 흉내를 내는 것이었다. 작년 생일날 찾아갔던 호미곶의 풍경(아래). 근처의 등대박물관 외에는 볼거리나 먹거리가 없어 실망했던 호미곶의 첫 방문이었지만, 오른쪽에 바다를 끼고 구불구불 한참을 달렸던 드라이브 코스는 나름 재밌다. 운전자가 아니라면 ㅋㅋ. 오른손만 있는 줄 알았는데, 광장 쪽에 '왼손'도 있음을 첨 알게 되었다. 한 손은 바다를 한 손은 땅을 받치고 있는 상생의 손. 독도를 수호하는 로보트 태권 V가 아닐까.

ⓒkay kimMarch 3rd, 2006 @ 포항, 호미곶, 상생의 손

 
[5월의 구룡포 해수욕장]

포항 대보면은 일출명소로 유명한 호미곶, 손바닥 모양의 '상생의 손' 외에 4,5월의 보리밭으로 유명하다. 날씨가 좋을 때 포항을 방문하게 된다면 구룡포에서 내려 구불구불한 이 길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넘 좋다.
제주도에서 3월 초에 본 유채꽃을 정확히 두 달 후 포항의 대보면에서 보게 되었다. 냠흐 ♡ 제주같다. 바다에선 검은 파도가 치고, 땅에선 푸른 보리가 파도치는 그런 날이었다.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제비가 팔랑팔랑 떼지었다.상콤. 부시시 늦게 나온 것을 막 후회했다. 아침 일찍 나와서 15Km 더 가야하는 호미곶까지 걸어보는 건데...이제 많이 더워져서 내년 4월을 노려야 한다. 대부분의 여행지가 그렇겠지만, 5월 초의 날씨 좋은 포항은 정말 추천할 만하다.

ⓒkay kimMay 1st, 2007 @ 포항, 구룡포


[방파제 낚시]

여수 오동도의 방파제에서 펄쩍하고 뛰어 오르는 고등어를 보고 낚시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날처럼 구룡포의 방파제를 찾은 날도 부슬부슬 비가 내렸는데, 우비를 덮어쓰고 낚시하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멋져 보였다. 낚시, 배우고 말테다. 하여간 궂은 날씨임에도 사람들이 많았던 걸로 봐선 구룡포는 낚시하기에도 좋은 장소인가보다. 아저씨들이 불가사리를 펼쳐두었다(아래). 양식장 어패류를 다 먹어버리기 때문이라나. 보글보글 스폰지 밥의 친구 뚱이(패트릭,별가)도 식성이 대단하더니만. 10시 방향의 노랗고 제일 큰 녀석은 정말 뚱이 닮았다. 불가사리는 해롭기만하고 먹지는 못하는가보다. 정력에 좋다거나 하면 금방 없어질텐데;; 그러나저러나 조상님들 이름을 잘도 지어두셨다. 불가사리라니.도마뱀처럼 재생력이 있나보다. 포항에 살면서 낚시도 배우고 스쿠버다이빙도 해봐야하는데, 물이 무서워 수영도 못하니 참 큰일이다. ㅋㅋ.

ⓒkay kimMay 1st, 2007 @ 포항, 구룡포


[구룡포]

효곡(효자+지곡)동 안에서는 포항에서 산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그래선지 효자동을 나서면 그때부터 여행이 시작되는 것 같다. 포항이라 함은 바다의 짠내, 생선의 비린내, 포스코의 철분냄새(?) 쯤은 나줘야 하는건데 ㅎㅎㅎ 구료포 거닐기 끄읕~~

ⓒkay kimMay 1st, 2007 @ 포항, 구룡포


할머니는 긴 장대를 들고 물풀을 따러 가신다.

보슬비가 내리는 평일의 바다는 파고를 점차 높인다.

손님 하나 없는 구멍가게 할아버지는

높아지는 파도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양 손이 묶인 대게는 수족관 밖의 바다가 그립다.

아이는 우산으로 장난치며 뚜벅뚜벅 집으로 돌아간다.

+

내가 서 있는 조용한 바다.

휴일은 이처럼 그림이 된다.

May 1st, 2007 @ Gu-Ryong-Po, Poh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