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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경상

[포항면단위투어] 기계면 -- 분옥정(용계정사)

분옥정(용계정사)에 가다

봉강재(포항 기계면 봉계리)에 들렀다가 같은 마을에 있는 분옥정(포항 기계면 봉계리)으로 향했다. 거리로 본다면 분옥정부터 갔다가 봉강재로 가는 것이 맞겠지만, 정자에서의 한숨 낮잠을 생각하며 순서를 바꿨다.

용계정사()라고도 불리는 분옥정은 경북문화재자료 제267호로 경상북도 포항시 기계면 봉계 1리에 있는 조선시대의 정자이다. 조선 숙종 때 성균생원이며 가선대부에 추증된 김계영의 덕업을 찬양하기 위해 경주김씨에서 건립하였다 한다. 곡내로 오르는 도로 우측편에 서향으로 자리잡아 전면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도록 건물을 앉혔다. 출입은 건물 뒷편에서 하며, 계류로 내려가기 위하여 우측에 협문을 두었다. 구조는 정면 3칸, 측면 3칸의 T자형 평면 목조기와집으로, 이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형태이다.

http://gigye.ipohang.org

잠겨있는 문을 두고 크다란 소나무가 선 오른편 입구로 들어선다. 2012년 6월 6일 현충일 오후. 역시나 나 밖에 없다. 보호수라는 돌 위에 새긴 글자도 흐릿해진 향나무가 지팡이를 짚고 있다. 향나무를 지나 또 하나의 문을 지난다. 작고 아담한 내부. 여기서 봐서는 어쩐지 심심하고 별다를 것이 없어보인다.    

들어서자마자 바로 물소리 나는 계곡으로 향했다. 이것이 계곡을 바라보고 있는 분옥정의 풍경. 이날은 물도 적긴 했지만 생각보다 물이 깨끗하지 않아 발이나 손을 담그고 싶진 않았다. 비가 많이 온 다음날이 좋겠다.

용계와 용계정사를 담다. 30도에 가까운 6월의 오후였지만 시원하다. 선풍기도 없던 그 옛날, 얼마나 좋았을까. 시원하게 드러누워 계곡물 소리, 새소리 들으며 낮잠 자던 그때. 누마루 위로 올라가보자.

누마루로 향하는데 나비들이 수십마리 날아오른다. 꿈인가 싶었는데 정말 꿈이었나 그 많던 나비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으니. 그런데 이 날은 하루 종일 31번 국도 위로 나비가 날았다. 용계로부터 솟은 소나무가 용계정보다 높이까지 올라갔다. 

아무도 없는 누마루 위를 가지런히 신을 벗어두고 조심스럽게 오른다. 이렇게 시원한데 선풍기가 두 대씩이나 왜 필요하셨을까, 죽은 벌레나 먼지를 비로 쓱쓱 쓸어내고 앉았다. 탁 트인 용계는 물론이고 양쪽으로 창을 두어 맞바람이 들이친다. 한숨자자.

양쪽으로 걸린 편액은 분옥정이라고도 하였다가 용계정사라고도 하였다가 화수정이라 하였다가 한다. 거짓말을 많이 했더니 피노키오 마냥 고래뱃속에 들어왔나.

목침을 빌려 잠시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갈증이 난다. 누마루 나무창을 열고 분이를 불러본다. "분이야 누마루로 수정과 좀 내오니라" 분옥정 누마루 창을 열고 바라 본 풍광. 좋다.

 테라스(?)를 내딛어본다. 계곡을 바라보고 오른쪽으로도 연결이 되어있어. 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있다. 한 숨 잘 자고 잘 놀다 쉬다갑니다.  

혜민. "가끔식 혼자 조용히 있을때 느끼는 마음의 고요는 마음에 주는 약과도 같습니다. 홀로 조용히 있을수 있을때 지혜가 나고 본인의 중심을 되찾으며 내안의 신성과 만날수도 있습니다. 고요함의 약을 스스로에게 주세요." @haeminsunim, 2012

그리고 찍은 동영상...



분옥정 가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