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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경상

[국도소장정] 청도 -- 운문호와 운문사

[운문호와 망향정]

2010년 8월 21일 토요일. 전날 여행준비로 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지만 아침 일찍 포항에서 경주를 거쳐 20번 국도를 따라 청도로 향한다. 7박 8일 동안의 '국도소장정'의 첫 여행지로 삼은 '청도'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침이지만 뜨거운 여름 해는 이미 이글이글 땅을 덥히고 있다. 구불구불 도로를 내리고 오르다 몇 번이고 차를 세우고 싶었는지 모른다. 고요한 아름다움을 가진 그 아침의 운문호.

저 밑으로 가라앉아 버린 마을이 일곱, 그 가구 수만도 657호. 머무는 내내 한쪽 구석에서 서럽게 우는 중년의 여인이 있다. 서려운 사연은 어찌되었든, 그래도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했던 한 여름 아침의 운문호. 망향정에 한 번 쉬며 경치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기가 좋다. 잠시 쉬었다 운문사로 가자.

[천년의 숨결 운문사]

청도 운문사(운문면 신원리)는 560년(신라 진흥왕 21)에 한 신승이 창건하였다고 한다. 주지스님은 물론 수백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공부하는 승가대학장까지 모두 비구니로 비구니사찰로 유명하다 한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소나무 숲이 길을 내준 멋드러진 풍경이다.

[운문사 경내로 들어서다]

운문사로 들어선다. 뭔가 느낌이 다르다. 단정하고 깨끗한 절은호거산(虎踞山)이 감싸안아 더욱 아늑하고, 따뜻해보인다. 오른쪽으로 그 유명한 운문사의 '처진소나무'가 보인다. 그 자체로 호거산의 산 등성이 하나 같다.

처진 소나무는 그 수령이 500살 정도로 천연기념물 180호로 지정되었으며, 주변의 인공적인 압력 없이도 늘어져서 넓게 퍼져 자라는 나무로 유명하다. 어느 선사가 이곳을 지나다가 시들어진 나뭇가지를 꽂아둔 것이 뿌리를 내렸다고 전해지고 있으며, 해마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 막걸리 12말을 희석하여 영양제로 부어주는 공양 행사를 갖고 있다. 보물 제 316호인 원응국사비와 함께 운문사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3기의 비석이 모여있는 곳이다. 

http://www.unmunsa.or.kr

운문사 삼층석탑 [雲門寺三層石塔]

보물 제678호인 운문사 삼층석탑이다.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웅보전 앞에 동서로 쌍탑 배치되어 있다. 통일신라 말기의 석탑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기단의 면석에 팔부신중이 세련되게 양각되어 있다. 

운문사 대웅보전 [雲門寺 大雄寶殿]

운문사엔 그 역사만큼 보물도 많다. 대웅보전은 보물 제835호로 조선 중기의 건축양식을 가지고 있어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중건한 것으로 짐작된다한다. 팔작지붕이 정갈하고 아름답다. 대웅보전이라 쓴 현판이 아름답지만 비로전이라 부른다한다.

절 안의 어딜 가더라도 티 하나 없이 깨끗한 느낌이 든다. 나무도 많고, 물도 맑다.

담을 이루는 돌마져도 패턴이 있고 규칙이 있다. 주변에 암자도 여럿있으나 이번에는 다 돌지 못했다. 다음에 청도에 갈 일이 생기거든 다 돌아봐야지. 이제 청도 와인 터널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