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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경상

[국도소장정] 밀양 -- 위양못(양양지)과 완재정


청도를 거쳐 밀양 위양못(밀양시 부북면)으로 간다. 위양못은 이팝나무가 유명한 곳으로 새벽 안개가 자욱한 한 장의 사진이 마음을 끌어 여행지에 추가했다. 하얀 쌀밥같은 이팝나무는 봄에나 볼 수 있는데다가 내가 위양못에 방문한 시각은 한 여름의 한 낮인지라 그런 멋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2010년 8월 21일 오후 2시. 논둑 사이로 난 좁은 길을 따라 반대편에 차가 오지 않기만을 바라며 위양못으로 간다. 가뜩이나 뜨거운 여름날씨 깜군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나무 밑에 세워두고 눈을 붙인다. 생각해보면 국도소장정 동안 엄마와 언니가 강원도에서 합류하기 전까지는 빠짐없이 낮잠을 잤던 것 같다.


아무도 없던 오후. 시원한 에어컨을 두고 더는 밖으로 나가기 싫어진다. 차 문을 열자마자 뜨겁게 쏟아지는 여름의 기운. 그래도 걸어보자.


봄에는 커다란 이팝나무가 물가에 드리운 모습이 아름다워 출사지로 사랑받는 위량못은 양야지, 양양지라고도 한다. 경남 문화재자료 제 167호. 신라에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든 저수지로 당시 둘레만도 4,5리가 되었으며 연못 안에 다섯 개의 작은 섬이 있었다.


여름의 못이라 짙은 초록의 부유물들이 잔뜩 떠있다. 그리고 물을 사랑하는 나무. 스스로 반영을 본다.


제방 위에 안동 권씨가 세우고 현재까지 관리하고 있는 완재정()이 있다. 완재정으로 연결된 다리를 건너봤지만, 철문으로 굳게 닫혀져있다.



많이 작아졌다고는 해도 위양못 둘레길을 걷다보니 꽤 크다싶다.


물 위에 뜬 것 같은 이팝나무는 5월 말에서 6월 초쯤에 개화한다. 그쯤 새벽에 안개가 자욱한 날 오면 얼마나 좋을까.


둘레를 따라 걷다보니 미쳐 들어가지 못했던 완재정이 보인다. 둑에는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심어져있어 농업용수를 위한 저수지의 기능 외에도 당시 풍광을 즐기는 곳으로도 만들어졌을 거라한다. 완재정에서 시원한 여름 보냈겠네.



잘~놀고갑니다. 이제 더 큰 늪을 찾아 창녕으로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