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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구석구석/전라

[무안거닐기] 회산 백련지 백련축제

[무안가는길]

담양에서 광주로, 광주터미널에서 무안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새로지은 광주의 고속터미널은 반짝반짝 했다. 광주도 등산코스로 넣어 볼까 생각을 좀 해봤지만, 터미널 안에 있던 영풍문고 바닥에 앉아 다음 코스를 생각하던 중에 무안에서 백련축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점심이 지난 때라 서둘러야 했다.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GwangJu


무안으로 향했다. 대충 터미널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 오후에 '회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는데 구불구불 시골 길을 한~참이나 달렸는데도 도대체가 백련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마침내 저 멀리 커~다랗게 연꽃모양의 건축물로 축제하는 곳이 눈 앞에 보였을 때 버스가 왠지 여기저기 돌아가는 것 같아 조금만 참을 일이지 틱하고 내려버렸다. 좀 걷지 뭐. 흐흣. 그러나....좀 걸을 거리가 아니었다. 5km정도를 걷고 또 걸었다. 아..것참 덥고 어쩜 지나가는 차도 한 대가 없던지..분명히 버스에서 봤을 적엔 가까웠는데..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Muan


[무안 거닐기]

시골 마을은 벌써 굴뚝에 저녁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 밭에서 일하던 경운기와 오토바이가 하나 둘씩 귀가 하고 있는데 나만 홀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 흑염소들도 푸드득 거리며 나를 비웃었다. 흑...배도 슬슬 고파오는 것이 ㅋㅋㅋ 무안은 정말 정말 시골이었다. 비록 뜨거운 태양 아래서 걷고 또 걸었지만, 옛날로 돌아온 것 같은 그 느낌은 정말 신비롭고 좋았다 ㅎㅎ 그리고 나타난 드디어 "백련". 그러고 보니, 연꽃은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그런 꽃이 아니던가...어허허허....이후로 나는 여행을 이야기 할 때 "무안의 무안했던 여행"이라고 수식어를 붙여주었다.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Muan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Muan


[무안 백련축제]

도착한 시각은 오후 6시...문이 닫히고 있었다..난 들어가지도 못했는데 안내방송은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임을 알리고 있었다. "안돼에에에에에~~" 굳게 닫힌 철문 밖에서 불쌍한 표정으로 눈물이라도 발사해줘야 했으나, 오랜 걷기로 인해서 거의 탈진상태로 눈물이 나올리 없었다. 아...밖에서 본 10만평 연밭은 정말 거대했다. 끝이 보이지 않았다. 행사장 안의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Muan


식물원은 그렇다치고, 외부도 볼 수 없다니..흑...결국 터덜터덜 돌아가야 했다. 그런데 대체 어디로 돌아간단 말인가! 여기서 잠깐! "제 11회 무안백련축제"가 진행중입니다. 2007.8.4 ~ 2007. 8. 12 무안군 일로읍의 회산백련지 일원에서 9일동안 축제가 진행됩니다. 자세한 약도와 행사일정은 "무안군 백련축제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일단 홍보할 것은 홍보해주시고...무안했던 무안여행기는 계속...

[무안 떠나는길]

어쩔 수 없이 행사장 입구에 심어놓은 무안의 연밭에서 해가 지는 일로의 연잎만 찍어댔다. 꽃도 하나 없고...연잎만이 무성한..그래도 퐁당퐁당 개구리들이 뛰어들고 "개골개골"우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풀어졌다. 그나저나 해는 거의 지고 있는데 버스는 오래오래 기다려도 오질 않았다. 무안은 시골이다. 버스가 쉽게 오지 않는다. 행사장 입구에 유일했던 상가인 술집으로 들어가 아저씨에게 큰 버스가 다니는 정류장으로 좀 태워다 달라고 했다. 가게 이름이 '이보게 친구 술 한잔 하고 가게' 뭐 이런 비슷한 상호였는데, 아저씨는 손님이 없어 딱 친구 분과 둘이 한 잔 하고 계셨다. 그래서 작명이 중요하다 -_- '이보게 동네사람들' 정도만 되었더라도..하여간 어두운 흙길을 아저씨의 용달차로 달려달려, 아저씨가 어릴 적에 읍내까지 걸어서 십리길을 학교 다녔다는 일로읍에 내렸다. 나도 오늘 십리길 걸었어요 아저씨;; 읍내라고는 하지만 참....과연 기다린들 목포가는 버스가 올까 싶은 시골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내 표정이 딱 이 개구리 같았다. "왜 안와 왜 왜 왜"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Muan


그렇게 또 한참을 아주아주 한참을 비쩍마르고 털이 슝슝빠진 "개"와 함께 비상식량 쏘세지를 먹으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동네주민들이 지나갈 때마다 계속 물었다. "할무니 여기 진짜 목포가는 버스 와요?", "학상, 여기 진짜 목포 가는 버스 가는가?" 다음코스를 생각하면서...나는 목포로 간다. 슝슝아 잘 있어. 건강혀야혀. 힘들고 지루한 기다림이 있었지만, 무안은 과거로의 여행. 정말 낯선 곳으로의 여행. 좋았어.

ⓒ kaykim 2007.August 28th, 2006 @ Muan